2020년에 첫 방영된 「도로헤도로」1기는 독특한 세계관과 거칠지만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애니메이션 팬들을 강렬하게 사로잡았습니다. 동명의 만화(작가: 하야시다 큐)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스플래터 호러와 코미디, 다크 판타지가 혼합된 기묘한 작품이죠.
그리고 드디어 2025년에 2기가 방영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팬들이 그 세계로 다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2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 「도로헤도로」 1기의 매력과 특징을 재조명해 보겠습니다.
도로헤도로의 세상
**「도로헤도로」**의 배경은 크게 두 곳으로 나뉩니다.
1. ‘홀(Hole)’: 마법사가 아닌 평범한 인간들이 사는 음침하고 무질서한 구역. 마법사들의 실험 대상이 되거나, 폭력에 시달리며 지옥 같은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2. ‘마법사들의 세계’: 홀과 달리 발전된 문화를 지닌 곳이지만, 거주민들은 잔혹한 마법 기술을 사용하며 서로를 견제하고, 기괴한 의식과 계급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렇듯 두 세계는 극적으로 대비됩니다. “인간 vs 마법사” 구도가 틀을 잡고 있지만,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선악 대립이 아니라 혼란과 파괴 속에서도 살아가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기괴함과 유머가 공존하는 독특한 ‘그림자 판타지’가 바로 이 작품의 강점이죠.
매력적인 캐릭터들
카이만
▶ 도마뱀 머리를 한 수수께끼의 남자로,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 마법사를 보면 그들의 머리를 덥석 물어버린 뒤, 입속의 정체불명 인물에게 “네가 찾는 마법사가 맞아?”라는 심문을 하게 하는 기이한 방법으로 ‘진범’을 찾고 있습니다.
▶ 잔혹하고 폭력적인 환경에서도, 분방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의외의 유머를 보여주어 시청자들에게 독특한 매력을 전합니다.
니카이도
▶ 홀에서 **라멘 가게 ‘헝그리 버그’**를 운영하는 여성. 쾌활하고 털털한 성격으로, 카이만과 오랫동안 동행해 온 파트너입니다.
▶ 사실 마법사라는 비밀이 있으나, 홀에서 지내는 것을 더 편안해하고, 카이만에게도 각별한 우정을 보냅니다.
강인한 신체 능력과 반전 매력 덕분에, 1기의 주요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중요한 축이 됩니다.
엔과 그 패밀리
▶ 마법사 세계의 거대 보스 같은 존재로, 버섯을 재료로 한 다양한 마법을 사용합니다.
▶ 신과 노이, 그리고 에비수, 후지타등 독특한 캐릭터들을 부하이자 가족처럼 거느리고 있으며, 이들을 통해 카이만을 집요하게 추적합니다.
▶ 이들은 잔혹한 마법사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우정을 느끼거나 평범한 취미를 즐기는 모습 등 인간적인 면이 드러나 작품에 이질적인 재미를 불어넣습니다.
스토리ㅣ폭력과 유머의 기묘한 조화
1기의 큰 줄기는 카이만이 “누가 나를 도마뱀으로 만들었는가?”를 찾아 나서는 과정입니다.
▶ 홀에서 마법사를 찾아내 무자비하게 제압하며, 입속에 있는 의문의 남자가 “너 아냐”라고 대답하면 그대로 처치해버립니다.
▶ 한편, 엔 패밀리는 카이만을 처리하기 위해 부하들을 파견하고, 그 과정에서 홀과 마법사 세계 사이에 잔인한 충돌이 끊임없이 발생합니다.
▶ 이야기는 점차 니카이도의 비밀, 카이만 내부에 존재하는 정체, 그리고 마법사들의 과거 등 여러 미스터리를 드러내며 복잡하게 얽혀 갑니다.
눈길을 끄는 건 작품이 지닌 양면적 매력입니다.
▶ 한편으로는 잔혹한 폭력 장면과 고어한 연출이 난무해, 화끈한 타격감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선사합니다.
▶ 다른 한편으로는 인물들 간의 장난스럽고 우스꽝스러운 대화, 일상적인 소소함이 코미디를 자아내며, 이 냉혹한 세계를 의외로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런 ‘무거움과 가벼움의 교차’가 독특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쉽지 않은 중독성을 발휘하죠.
지저분함 속의 스타일리시함
도로헤도로는 MAPPA(일부 파트는 다른 스튜디오와 협업)의 손을 거쳐 애니메이션화되었는데, 만화 원작 특유의 거친 선과 어둡고 음습한 세계관을 어느 정도 보존하면서, 3D CG를 적절히 혼합해 새로운 느낌의 작화를 보여줍니다.
배경 묘사
홀 특유의 폐허 같은 거리, 오물과 먼지로 가득한 풍경이 잔혹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마법사 세계에서는 고딕 풍의 건축물과 기이한 소품이 배치되어, 시각적 대비가 더욱 극명해집니다.
액션씬 연출
카이만과 신·노이 등이 벌이는 전투는 강렬한 타격감과 피의 표현이 강조되며, 순간적인 화면 전환과 과감한 3D 기술로 다이내믹함을 살렸습니다.
고어하고 직설적인 묘사가 많아,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작품 자체가 이를 상징적 스타일로 활용하고 있어 몰입도를 더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코미디와 일상 파트
심각한 전개 속에서도 엔 패밀리의 파티, 카이만과 니카이도의 라멘 먹방 등, 뜬금없는 코믹 장면이 종종 등장해 긴장감을 풀어줍니다.
이질적인 장면 전환이 오히려 도로헤도로만의 개성으로 자리 잡았으며, 시청자로 하여금 “이 기괴한 세계도 어쩐지 정겹다”는 느낌을 갖게 만듭니다.
메시지와 의미
도로헤도로는 언뜻 보기엔 단순 폭력물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정체성, 연대, 그리고 시스템에 대한 반역이 어우러진 메시지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카이만의 존재
▶ 누구의 마법으로 인해 괴물이 되었는지 모르면서도, “자신을 이렇게 만든 이”를 찾아 복수와 해답을 구하는 여정은, 곧 자아를 찾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 겉보기엔 끔찍하지만, 그조차도 인간적인 감정을 지니고 동료를 아끼는 면모를 갖고 있기에, 진정한 ‘괴물’은 과연 누구인가 하는 물음을 던집니다.
홀과 마법사 세계의 불균형
▶ 마법사들은 홀 주민들을 실험 대상 정도로 취급하며, 막대한 권력을 누립니다. 하지만 그 세계 내부에서도 “더 강한 마법사”에 의해 약한 이들이 착취당하고 있습니다.
▶ 작품은 이런 구조적 폭력을 희극적으로 풍자하면서, “힘이 지배하는 사회의 부조리”를 드러냅니다.
상반된 요소의 융합
▶ 폭력과 코미디, 절망과 우정, 혐오스러운 환경과 의외의 따뜻함 같은 상반된 요소가 작품 전반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이 안에서 캐릭터들은 때론 잔혹해 보이지만, 서로에게 의지하며 이 세계를 견디고 있죠.
▶ 이러한 모순적 공존은 도로헤도로가 주는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로, 시청자에게 “혼돈 속에서도 인간성은 존재한다”는 묘한 안도감을 선사합니다.
2기를 앞두고 기대되는 점
1기에서 카이만과 니카이도, 그리고 엔 패밀리의 대립 구도가 어느 정도 굳어졌고, 니카이도의 정체와 카이만 입속 남자의 수수께끼 등 여러 떡밥이 뿌려졌습니다.
▶ 2025년에 예정된 2기에서는, 이 미스터리들이 좀 더 깊이 있게 파헤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니카이도가 마법사임에도 불구하고, 홀에서 카이만과 함께 살아가는 이유나, 엔이 집착하는 ‘버섯 마법’의 비밀 등이 어떤 형태로 풀려날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 원작에서도 극후반까지 이어지는 큰 비밀들이 많은데, 2기에서 어느 범위까지 다룰지에 대해서도 팬들의 기대가 큽니다.
또한, 1기에서 보여주었던 거친 작화와 독보적인 분위기가 2기에서도 유지될지, 혹은 한층 더 발전된 기술력과 연출을 선보일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MAPPA의 최근 작품들을 보면, 액션과 화려한 작화가 더욱 세련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도로헤도로 2기 역시 눈으로 즐기는 재미가 배가될 가능성이 높죠.
2기 시작 전 몸풀기가 필요할 때
「도로헤도로」 1기는 잔혹하면서도 유쾌하고, 기괴하지만 어딘가 익숙한 양면적 매력을 지닌 작품입니다.
인물들은 광기에 휩싸인 듯 보이지만, 우정과 의리를 강하게 지키며, 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한 방법을 끝없이 모색합니다. 이들의 비정상적이지만 ‘사람 냄새’ 나는 관계가, 어쩐지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물하죠.
2기를 앞두고 있는 지금, 1기를 다시 복습한다면 도로헤도로 세계관의 복잡한 설정과 캐릭터 관계를 더 선명히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아직 이 작품을 접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홀(Hole)의 폐허로 여행을 떠나보길 권합니다.
매운맛과 유머, 그리고 의외의 따뜻함이 뒤섞인 이 세상은, 결코 흔하게 만날 수 없는 독보적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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